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첩첩산중
41억 500만 달러, 이달 20일까지의 우리나라 무역 적자 규모입니다.
4월 이후 가장 적은데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이 넉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가다 이번 달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큽니다.
이렇게 상황이 좀 나아지긴 했지만 25년 만의 여섯 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피해가긴 어려워 보입니다.
에너지와 기름값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다 중국 경제와 반도체 경기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웠습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호황이 끝났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주완/포스코 경영연구원 연구위원 :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을 하고 있는데요. 2년 동안 설비 투자가 과도하게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내년까지는 하락 사이클로 진입을 하고 있고요.”]
대중국 무역 여건도 좋질 않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 ADB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0.7%p나 낮출 정도로 중국 경기가 꺾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2013년 정점을 찍었던 흑자 규모는 2018년부터 확연히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김형주/LG 경영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 기업도) 중국 내 생산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동남아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이 늘고 또 중국 경제 역시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왔습니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끌어올린 수입단가도 악재입니다.
올해 8월까지의 무역수지가 247억 달러 적자인데, 수입가격이 올라 생긴 적자 폭이 이보다 훨씬 많은 472억 달러입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무역수지는 90억 달러 나빠진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에너지 사용 효율화가 중요하단 뜻인데, 문제는 당장 내놓을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반도체, 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 제약 위험이 여전하고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기조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의 파고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