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투자 여전…탄소감축 의지 부족한 국책은행 – forbiz.net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APG는 네덜란드 연금자산 운용사입니다. 세계 3대 연기금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규모가 큰데, 지난해 자기들이 갖고 있던 한국전력 주식과 채권 수천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왜 그랬냐면, 한국전력이 석탄발전소를 포기하지 않아서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세계 6백여 개 투자기관들도 공동으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탄소 감축을 위해 주주로서 행동하겠다면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은 좀 상황이 다릅니다. 정부는 해외 석탄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른바 ‘탄소 중립’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그런 정부와 달리 국책 금융기관들은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해외 석탄 투자 세계 3위, LNG와 석유 투자 세계 1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정부의 방침과 사실상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국책은행들을 취재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전합니다. 2050 탄소중립에 이어 지난 4월, 정부는 해외 석탄에 대한 투자 중단을 공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지난 4월/기후 정상회의 :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입니다.”]
하지만 석탄을 뺀 천연가스 등 나머지 화석연료의 투자나 대출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3,600억 원 추가 대출할 예정이고, 산업은행도 해외 화석연료에 신규 대출 등을 검토 중입니다. 화석연료 전체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주요국들과는 대조됩니다. [김태한/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책임연구원 :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은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 그 정책의 아주 좁은 범위에서 지원하는 내용 중심으로 발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탄소 중립 계획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지난 7월 탄소 중립을 선언한 수출입은행은 UN 지침에 따라, 투자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먼저 조사해야 하지만, 불과 11%만 조사했습니다. 국제기준을 지키지 않은 건데,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자료가 제한돼 조사가 어려웠다고 해명했습니다.